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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

스트릿댄스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까지의 과정

 

2024년 파리 올림픽에서는 브레이킹이 정식 종목으로 첫 선을 보였습니다. 이번 글을 통해서는 거리 문화에서 시작된 스트릿댄스가 브레이킹이 올림픽 종목이 되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는지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거리 문화로 시작된 브레이킹의 역사

 

스트릿댄스, 그중에서도 브레이킹(Breaking)은 1970년대 미국 뉴욕 브롱크스 지역에서 태어난 거리 문화의 일부였습니다. 당시 경제적, 인종적 차별에 시달리던 흑인과 라틴계 청년들은 춤과 음악을 통해 자신들의 정체성과 삶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DJ 쿨 허크(DJ Kool Herc)가 턴테이블을 활용해 음악의 ‘브레이크 구간’을 반복해 틀기 시작하면서, 그 비트에 맞춰 댄서들이 땅에서 회전하고 점프하며 몸을 표현하는 ‘브레이킹’이 자연스럽게 탄생했습니다. 초기에는 지역 간 자존심 대결의 수단이었지만, 점차 문화적 상징이자 예술적 표현 수단으로 발전하였습니다. 브레이킹은 단순한 춤이 아닌, 음악, 의상, 태도, 철학까지 모두 포함된 ‘힙합 문화’의 정수를 담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문화적 깊이와 독창성이 브레이킹을 세계로 확산시키는 원동력이 되었습니다.

 

스트릿댄스가 올림픽 종목이 되기까지의 과정

 

국제 대회에서 스포츠로 자리잡기 시작하다

 

1980~90년대를 지나면서 브레이킹은 아시아, 유럽, 남미 등 전 세계로 퍼져 나갔으며, 다양한 국가에서 스트릿댄스 크루와 배틀 문화가 형성되었습니다. 이를 계기로 ‘Battle of the Year’, ‘UK B-Boy Championships’, ‘Red Bull BC One’과 같은 국제 대회들이 생겨났고, 이들은 브레이킹을 단순한 거리 문화를 넘어 정식 스포츠 경기처럼 체계화하는 데 기여했습니다. 심사 기준도 점점 명확해졌으며, 창의성, 파워무브, 풋워크, 뮤지컬리티 등의 요소들이 점수화되어 평가되었습니다. 특히 Red Bull BC One은 방송과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전 세계에 생중계되면서 브레이킹의 위상과 대중성을 크게 높였습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스트릿댄서는 더 이상 ‘거리의 예술가’만이 아니라, 트레이닝을 통해 실력을 입증받는 ‘경쟁형 아티스트’로 자리매김하게 되었습니다. 이는 브레이킹을 공식 스포츠화하는 논의의 중요한 발판이 되었습니다.

 

 

올림픽 무대에 서기 위한 정치적·문화적 과정

 

브레이킹이 정식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기까지는 단순히 인기만으로 이뤄진 일이 아닙니다. 이는 국제 댄스 연맹(WDSF)과 스트릿댄스 커뮤니티, 각국 문화부 및 올림픽위원회 간의 오랜 협의와 문화적 설득의 결과입니다. 브레이킹은 2018년 부에노스아이레스 유스올림픽에서 시범 종목으로 첫 도입되었으며, 이때 전 세계 젊은이들 사이에서 큰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이 성공을 기반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브레이킹이 젊은 세대와 소통하며, 역동성과 다양성을 반영할 수 있는 종목이라고 판단하였습니다. 동시에 브레이킹은 장비나 경기장이 많이 필요하지 않으며, 소규모 공간에서도 대회를 개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지속 가능성도시문화 반영이라는 현대 올림픽의 방향성과도 맞아떨어졌습니다. 결국 2020년 12월, IOC는 브레이킹을 2024 파리올림픽 정식 종목으로 채택하기에 이릅니다.

 

 

파리 올림픽, 그리고 스트릿댄스의 새로운 시대

 

2024년 파리올림픽에서 브레이킹이 정식 종목으로 첫 선을 보이면서, 스트릿댄스는 새로운 국면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올림픽에선 남녀 각 16명의 선수들이 토너먼트 형식으로 경쟁하며, 창의성, 테크닉, 배틀 능력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받습니다. 이는 단지 새로운 종목의 추가가 아니라, 거리 문화가 세계 공인 스포츠 무대에 진입한 역사적 순간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동시에 이는 스트릿댄스 커뮤니티 내부에서도 새로운 논의를 불러왔습니다. 배틀의 자유로움과 개성을 중시하던 기존 문화가 점수화되고 규격화되면서, 예술성과 스포츠성 사이의 균형이 중요해졌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이 같은 논쟁 또한 스트릿댄스가 성장하고 있다는 증거입니다. 앞으로 더 많은 나라에서 스트릿댄스가 체육 교육과 훈련 시스템에 포함될 것이며, 다양한 스타일의 댄서들이 올림픽 무대를 꿈꾸게 될 것입니다. 브레이킹의 올림픽 채택은 단지 하나의 장르가 아니라, 모든 스트릿댄스를 향한 가능성의 문을 열어주는 상징적인 사건이라 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