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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릿댄스

왁킹(Waacking)과 보깅(Voguing)의 차이점

이번에는 스트리트댄스 종류 중 왁킹(Waacking)과 보깅(Voguing)의 차이점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왁킹은 우리나라의 유명한 댄서 립제이님의 주장르이기도 하죠. 왁킹과 보깅의 특징과 차이점에 초점을 맞추어 설명드리겠습니다.


1. 왁킹의 기원과 특징 – 디스코 시대의 자유로운 표현


왁킹(Waacking)은 1970년대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흑인과 라틴계의 LGBTQ+(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의해 만들어진 스트리트 댄스 장르입니다. 주로 디스코 음악에 맞춰 빠르고 리듬감 있게 팔을 회전시키며, 감정을 드라마틱하게 표현하는 것이 큰 특징입니다. 왁킹은 당시 억압받던 성소수자들이 자신들의 존재를 당당하게 표현하기 위해 발전시킨 퍼포먼스 문화이기도 합니다.

이 춤은 강한 음악 비트에 맞춰 손목, 팔꿈치, 어깨를 이용해 연속적인 동작을 빠르게 연결하며, 그 안에서 개성과 스타일을 자유롭게 드러냅니다. 특히 영화나 만화 속의 캐릭터 같은 포즈를 이용한 표현력이 뛰어난데, 이러한 ‘포징’은 왁킹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핵심 요소 중 하나입니다. 왁킹은 테크닉보다는 ‘자신만의 스토리텔링과 감정 전달’이 중요하므로, 댄서 개인의 해석력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2. 보깅의 역사와 발전 – 패션과 저항이 만든 퍼포먼스

 

보깅(Voguing)은 1980년대 뉴욕의 볼룸 문화(Ballroom Culture)에서 탄생한 댄스 스타일입니다. 주로 흑인과 라틴계 성소수자들이 중심이 된 이 문화는 사회적 소외와 차별에 맞서는 하나의 저항 방식이었습니다. 보깅은 패션 잡지 ‘보그(Vogue)’의 모델 포즈에서 영감을 받아 만들어졌으며, 독특하고 섬세한 손동작과 신체 라인의 연출이 중요한 특징입니다.

보깅은 크게 세 가지 스타일로 나뉩니다: Old Way, New Way, 그리고 Vogue Femme입니다. Old Way는 기하학적이고 대칭적인 움직임을 강조하며, New Way는 더 유연한 관절 움직임과 디테일이 강화된 스타일입니다. Vogue Femme는 여성성과 유연함, 섹슈얼리티가 강조된 가장 극적인 스타일로, 퍼포먼스 요소가 매우 큽니다. 이 세 가지 스타일은 모두 각기 다른 철학과 표현 방식을 가지고 있으며, 사회적 메시지를 담고 있는 점에서 예술성과 메시지성을 함께 지니고 있습니다.

왁킹(Waacking)과 보깅(Voguing)의 차이점

 

3. 왁킹과 보깅의 기술적 차이 – 움직임, 리듬, 음악


왁킹과 보깅은 겉보기에는 유사하게 보일 수 있으나, 기술적 요소와 음악적 해석에서 큰 차이를 보입니다. 우선 음악부터 비교하면, 왁킹은 주로 1970년대 디스코 음악에 맞춰 빠른 리듬과 강한 비트를 중심으로 구성되며, 몸 전체를 크게 쓰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반면, 보깅은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음악에 기반하여 보다 다양한 템포와 리듬을 사용하며, 섬세하고 구조적인 움직임이 강조됩니다.

움직임에서도 차이가 뚜렷합니다. 왁킹은 팔을 휘감듯 빠르게 회전시키며 감정을 극적으로 표현하는 데 초점이 있는 반면, 보깅은 손끝, 손목, 팔, 다리 등 신체 각 부위의 조화를 통해 조각적인 포즈를 만들어냅니다. 왁킹이 즉흥성과 감정 표현에 강점을 가지고 있다면, 보깅은 설계된 구조와 표현의 완성도에서 강한 인상을 줍니다. 또한 보깅은 종종 ‘패션쇼’처럼 런웨이 동작이 포함되며, 퍼포먼스 그 자체에 극적 요소가 많습니다.

 


4. 왁킹과 보깅이 전달하는 문화적 메시지


왁킹과 보깅은 단순한 댄스 스타일이 아닌, 사회적 메시지를 내포한 강력한 문화적 표현입니다. 왁킹은 억압받던 소수자들의 ‘자유로운 정체성’과 ‘감정 해방’을 춤으로 승화시킨 장르입니다. 한편, 보깅은 자신의 존재를 세상에 ‘보여주고 주장하는 것’을 핵심으로 하며, 패션과 예술, 젠더 표현이 뒤섞인 강한 퍼포먼스를 통해 사회적 억압에 대한 저항의 메시지를 담고 있습니다.

이러한 댄스들은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계승되고 있습니다. K-pop 아티스트들도 왁킹과 보깅의 기술을 활용한 안무를 선보이며, 이 두 장르의 세계적 확장에 기여하고 있습니다. 결국, 왁킹과 보깅은 단순한 춤을 넘어 정체성, 자율성, 예술성, 그리고 인간의 자유를 표현하는 중요한 수단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들의 차이를 이해하는 것은 단순한 스타일 구분을 넘어서, 춤이 담고 있는 ‘목소리’를 듣는 일과도 같습니다.